이런 엿같은 사랑 후기, 11시간 38분을 몰아보게 만드는 힘
넷플릭스 12부작 이런 엿같은 사랑을 완주한 뒤 남기는 후기입니다. 익숙한 클리셰인데도 진도가 나가고, 대신 중반에 늘어지는 구간이 있었습니다.

시청 후기이 글은 작품을 끝까지 시청한 뒤 작성했습니다. 감상과 평가는 작성자 개인의 의견이며, 보는 시점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11시간 38분, 대작 평균보다 깁니다
회차별 러닝타임을 더하면 698분, 11시간 38분입니다.
10부작 이상 여섯 편을 계산했을 때 평균이 10시간 29분이었으니 평균보다 한 시간 9분 깁니다. 6부작 평균 5시간과 견주면 두 배가 넘습니다.
앞선 글에서 적었듯 하루 두 시간씩 잡으면 엿새가 걸리는 분량입니다. 시작하기 전에 이 숫자를 알고 켜는 것과 모르고 켜는 것은 다릅니다.
12화가 한 번에 나왔습니다
2026년 8월 7일, 12화가 전부 한꺼번에 공개됐습니다. 기다릴 회차가 없습니다.
파트로 나뉘어 공개되는 작품과 정반대입니다. 이쪽은 시작하면 끝까지 갈 수 있고, 그래서 한번 붙들면 놓기가 어렵습니다. TMDB는 이 작품을 리미티드 시리즈로 분류합니다. 시즌을 기다릴 일이 없다는 뜻이라, 그 용어가 가리키는 구조 그대로입니다.
제목이 낯설게 보일 수 있는데 「이런 엿같은 사랑」이 정식 제목입니다. 영문 제목은 Our Sticky Love이고, 끈적한 엿과 험한 말이 겹쳐 읽히도록 지은 이름입니다.
익숙한 클리셰인데 몰아보게 됩니다
기억을 잃은 검사 고은새(하영)와, 자기가 남자친구라고 우기는 복싱 코치 장태하(정해인)의 동거 이야기입니다. 태하는 전직 복싱 유망주였다가 조직 생활을 거쳐 시골 체육관에 자리 잡은 인물입니다.
기억상실과 출생의 비밀. 설명만 들으면 몇 번은 본 것 같은 장치들입니다.
그런데 진도가 나갑니다. 로맨스와 휴먼드라마, 액션을 섞는 솜씨가 좋습니다. 로맨스가 잔잔해질 즈음 액션이 들어오고, 액션이 이어질 즈음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한 가지 톤으로 오래 머물지 않아 지루해질 틈을 잘 막습니다.
정해인과 하영의 호흡이 특히 좋았습니다. 거짓말로 시작한 관계라 대사보다 눈치와 반응이 중요한 구조인데, 두 사람이 그걸 받쳐 줍니다.
“내가 남자친구다”라고 우기는 첫 만남
가장 텐션이 살아난 장면은 태하가 기억을 잃은 은새 앞에서 능청스럽게 밀어붙이는 첫 만남입니다.
거짓말이라는 걸 관객은 알고 상대는 모릅니다. 그 어긋남에서 나오는 긴장이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리듬을 만듭니다. 뻔한 설정인데 배우가 밀어붙이니 살아납니다.
앞서 이 작품을 “익숙한 재료로 잘 끓인 작품”이라고 적었는데, 그 표현이 가장 잘 맞는 장면입니다. 재료는 어디서 본 것인데 조리가 좋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감정선을 받칩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부분이 여기였습니다.
두 사람을 둘러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큰 몫을 합니다. 주인공의 감정만 따라가는 구조였다면 12화를 버티기 어려웠을 텐데, 곁의 인물들이 각자 사연을 가지고 있어 화면이 비지 않습니다.
허성태(백상길), 김영옥(고연홍), 전배수(홍도엽)처럼 이름을 외우지 않아도 얼굴로 기억되는 인물들이 계속 나옵니다. 로맨스가 잠시 멈춘 자리를 이 사람들이 메웁니다.
화면도 한몫합니다. 충남 당진 일대에서 찍었는데, 연못과 벚꽃길 같은 장소가 그대로 배경이 됩니다. 세트에서 만든 마을이 아니라 실제로 있는 동네를 빌려 온 화면이라, 인물들이 그 안에 사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도시를 배경으로 했다면 나오지 않았을 온도입니다.
중반이 늘어졌습니다
아쉬웠던 지점을 분명히 적어 둡니다.
중반에 로맨스 텐션이 늘어집니다. 관계가 한 번 정리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까지 비슷한 상황이 반복되는 구간이 있습니다. 저는 그 구간에서 한 번 속도가 떨어졌습니다.
시리즈를 중간에 멈추게 되는 지점에서 정리한 패턴과 겹칩니다. 회차가 많아질수록 중간에 한 번 힘이 빠지는 구간이 생기는데, 12부작이라 그 구간이 6부작보다 깁니다.
다행히 그 뒤로 다시 올라옵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돌아오기 어려운 지점이라 미리 알고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실용적으로는 이렇게 권합니다. 중반에 지루해지면 거기서 끊지 말고 한 회차만 더 밀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늘어지는 구간이 끝나면 다시 붙고, 그 뒤로는 끝까지 갑니다. 반대로 그 자리에서 며칠 띄우면 인물 관계가 흐릿해져 처음부터 다시 잡아야 합니다.
회차 길이가 고르지 않습니다
계산하면서 눈에 띈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회차가 42분에서 67분 사이입니다. 폭이 25분입니다.
몸값이 4분, 마이 네임이 13분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편입니다. “한 편만 더” 를 판단할 때 어떤 회차는 42분이고 어떤 회차는 67분이라, 한 편 = 몇 분이라는 감각이 잘 안 잡힙니다.
특히 11화가 42분으로 가장 짧습니다. 끝이 가까워지면 진도가 빨라진다는 느낌이 여기서 옵니다.
배우 케미로 보는 드라마를 좋아한다면
배우 케미로 보는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께 맞습니다. 이야기의 새로움보다 두 사람이 주고받는 공기가 중심입니다.
아기자기한 마을 서사를 좋아하시는 분께도 권합니다. 곁 인물들의 사연이 꽤 촘촘합니다.
정해인 배우를 좋아하신다면 볼 이유가 충분합니다. 12화 내내 중심에 있고, 액션과 코미디를 오가는 폭이 넓습니다.
반대로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기대하시는 분께는 맞지 않습니다. 클리셰를 피하는 작품이 아니라 클리셰를 잘 쓰는 작품입니다.
시간이 빠듯한 주에 시작하는 것도 권하지 않습니다. 중반 구간을 며칠씩 띄워 가며 보면 다시 붙기가 어렵습니다.
익숙한 재료로 잘 끓인 작품입니다
익숙한 재료로 잘 끓인 작품입니다.
11시간 38분을 쓰고 나서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 시간이 연속으로 확보될 때 가장 잘 맞습니다. 중반에 한 번 힘이 빠지는 구간이 있고, 그때 붙들어 주는 것이 결국 몰아보기의 관성이기 때문입니다.
골랐다가 후회하는 경우에서 적었듯, 후회는 대체로 작품이 나빠서가 아니라 분량을 잘못 가늠해서 생깁니다. 이 작품은 12화 11시간 38분이라는 숫자만 알고 시작하면 어긋날 일이 적습니다.
주말 이틀이 비어 있다면 후보에 넣을 만합니다. 오늘 볼 것을 정하는 순서에 대입하면, “시간이 많고, 새로움보다 편안함을 원할 때” 칸에 들어갑니다.
12부작은 회차 수로 시간을 짐작해도 됩니다
이 블로그에서 후기를 쓴 12부작은 셋입니다.
| 작품 | 총 시청시간 | 회당 평균 |
|---|---|---|
| 이런 엿같은 사랑 | 11시간 38분 | 58.2분 |
| 지금 우리 학교는 | 12시간 15분 | 61.2분 |
|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 12시간 57분 | 64.8분 |
셋의 차이가 1.11배로 좁습니다. 6부작이 1.46배, 10부작이 1.48배까지 벌어지는 것과 다릅니다. 12부작은 회당 한 시간 안팎으로 수렴하는 구간입니다.
즉 12부작이라고 적혀 있으면 열두 시간 안팎으로 잡아도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6부작이나 10부작에서는 통하지 않는 짐작이 여기서는 통합니다.
이 작품은 셋 중 가장 짧습니다. 그래도 11시간 38분이라 하루 두 편씩 엿새가 듭니다. 위에서 몰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적었지만,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분량은 아니라는 점은 시작 전에 감안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 글에 대하여
12화를 끝까지 시청한 뒤 작성했습니다. 위 감상은 개인 의견이며 보는 시점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회차별 러닝타임·총 시청시간·출연진은 TMDB 기준이며 2026년 8월에 확인했습니다. 총 시청시간은 12개 회차의 러닝타임을 직접 더한 값입니다.



